서리를 처음 만났을 때, 어딘가 아픔이 있어 보였다. 그런 아픔 때문이었을까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하고, 그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된다. 그녀는 담담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 내려갔고, 결국 그녀의 이야기는 서리 본인만의 잔잔한 목소리와 만나 우리의 밤을 어루만져 주는 아티스트가 되어 있었다.
Editor: 음악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기 전에 어떠한 것에서부터 음악적 영감을 얻었나요?
Seori: 제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저의 소중한 파트너이자 선생님이기도 한 Graphix 프로듀서님이에요. 제가 앨범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이전에도 곡을 많이 썼었지만 Graphix를 만나고 나서 제 음악들이 훨씬 풍부해지고 자신도 아이디어가 넘칠 정도로 발전했거든요. 전에는 좋은 파트너가 없었기에 음악적 영감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에도 마땅치 않았고 그런 것들로 인해 표현의 한계를 느꼈었는데, 그가 제 안에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효과적으로 발전시켜주고 또 풍부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음악을 만드는 게 아주 즐겁습니다.
그녀와 Graphix가 함께 작업한 첫 곡인 Running Through The Night은 그녀와 파트너의 합을 볼 수 있는 완벽한 작품이다.
Editor: 서리 음악의 서정성은 경이롭다고 생각해요. 어디에서부터 영감을 얻나요?
Seori: 먼저 그렇게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! 표현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동 받았어요. 저는 기록하는 걸 중요시하고 좋아해요. 지나가는 생각들조차 지나가게 두기보단 한 단어라도 적어두는 걸 좋아하죠. 왜냐하면 기록해 두지 않으면 제가 보낸 시간들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쉽거든요. 그런 기록들이 모여서 제 음악에 아주 많은 영향을 줘요. 저를 저답게 만드는 중요한 취미이자 습관이랍니다.
Editor: 서리는 한국의 빌리 아일리시로 불리우고 있어요. 서리 본인은 어떤 수식어가 붙는 아티스트였으면 하나요?
Seori: 모두가 그렇듯 저 또한 그녀를 존경하고 좋아해요. 그래서 그 수식어가 매우 영광이기도 합니다. 하지만 제가 음악을 계속 해나가면 할수록 저의 온전한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늘어날 거라고 믿어요. 저는 저의 이야기와 제 목소리로 제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요 😉 단 하나의 서리라고 불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저는 제 이야기를 잘 해나갈게요!
Editor: 서리의 보이스는 어떤 장르에도 어울릴 만큼 놀라워요. 아직 시도해 보지 않은 장르중에 어떤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나요?
Seori: 어렸을 때부터 얼터너티브 락을 매우 사랑해왔고 지금도 제게 큰 영향을 주는 음악 장르이기도 해요. 하지만 아직 제대로 시도 해 본 적은 없어서 그런 장르의 곡들도 제 색깔로 표현해 보고 싶어요.
Editor: 현실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상상의 공간으로 들어갈 때 무엇을 하나요?
Seori: 저는 상상을 정말 많이 하는 사람인데요, 누군가는 제게 몽상가 라고 할 만큼 혼자 사색에 빠지는 걸 좋아해요. 그럴 때엔 사실 깨끗한 방에 있는 깨끗한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어요. 두 눈은 천장에 고정되어 있지만 사실 저는 저만의 공간에서 저만의 이야기들을 써내려 간답니다. 그 시간들은 제게 가장 필요하고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에요.
서리처럼 독자 여러분들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그녀의 노래 Lovers in the night를 듣다 보면 각자 자신이 생각하던 이야기를 써 내려 갈 수 있을 것이다.
Editor: 서리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이 수백만 명이 있어요. 처음에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때와 지금의 서리는 똑같나요, 아니면 어떤 변화들이 있나요?
Seori: 스스로는 전과 같다고 느껴요. 정말 놀랍고 감사한 일들이 점점 생겨서 얼떨떨하지만 온전한 저의 모습은 그대로이고 이걸 지켜야 제가 하는 이야기들을 계속할 수 있다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요. 그렇지만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겐 정말 감사하고 있고 그 한 분 한 분이 너무 소중하답니다.
Editor: 곡 작업 하다가 막히거나 음악을 통해 감정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 서리는 어떤 방법으로 환기를 시키나요?
Seori: 아. 그럴 때가 정말 괴로워요. 저를 힘들게 하는 순간들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 일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결국 극복해내요. 요즘은 그럴 때 잡지의 마음에 드는 부분이나 좋아하는 사진들을 모아서 스크랩 하며 정신을 환기하곤 해요. 하지만 결국 그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면에 맞서는 것 뿐이죠. 곡을 완성해야 비로소 그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.
저는 데뷔 10주년을 제가 힘이 닿을 수 있는 그날까지 음악을 하는 게 꿈이랍니다. 언제나 해이해지지 않고 노력하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어요.